작년 2012년은 세계 정권 교체의 해였다. 러시아 푸틴의 귀환을 시작으로 중국, 미국, 한국 등 각 나라의 최고지도자가 차례로 교체되었다. 새로운 지도자들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내년 세계 경제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동아시아의 정세 역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후보 찬조연설에서 윤여준씨는 선거를 통해 당선되는 자리라 하더라도 선거운동을 잘하는 사람이 있고, 지도자의 역할을 잘 수행할 사람이 있다. 작년 세계각지에서 이루어진 대규모 정권교체를 통해 당선된 지도자들은 부디 후자이기를 바라며 임기 말까지 시위소찬으로 전락하지 않았으면 한다.
시위소찬(尸位素餐)의 시는 시동(尸童)을 뜻한다. 옛날에는 제사를 지낼 때, 조상의 혈통을 이어받은 어린 아이를 조상 신위에 앉혀 놓고 제사를 지냈는데 이 아이를 시동이라 불렀다. 아무 것도 모르는 시동이 신위에 앉아 조상 대접을 받듯이 아무런 능력이나 공적도 없으면서 남이 만들어 놓은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것을 시위라고 한다. 공짜로 먹는다는 뜻의 소찬(素餐)은 재능이나 공로도 없이 녹을 타먹는다는 뜻이다.
시위소찬은 '한서ㆍ주운전(漢書ㆍ朱雲傳)'에 나오는 고사성어이다. 한(漢)나라 원제(元帝)때 주운(朱雲)은 청렴하고 강직했으며 직언을 서슴지 않는 사람으로 이름을 날렸던 인물이다. 성제(成帝) 때 승상 장우(張禹)는 황제의 어릴 적 스승이었으므로 황제로부터 특별한 대접을 받고 있었지만 내세울만한 큰 업적을 세우지는 못했다. 이에 주운은 고관대작들이 모인 가운데 감정이 격앙되어 이렇게 말했다.